모두의 창업 2차 모집이 8월 20일 시작됐다. 선발 인원이 1차 5,000명에서 1만 명으로 두 배 늘었고, 참여 자격도 ‘창업 3년 이내’에서 ‘재창업 7년 이내’까지 넓어졌다. 학력·경력·인맥·자본 없이도 아이디어만 있으면 도전할 수 있는 국가 프로젝트라는 골격은 그대로다. 야간 대학원생이자 예비 코파운더 입장에서 이 판을 뜯어보니, 지금이 정말 ‘유리한 자리’인지는 숫자로 갈렸다.
지금 창업 생태계, 숫자로 먼저 본다
중소벤처기업부는 8월 19일 2026년 상반기 신규 벤처투자가 전년 동기 대비 54.3% 증가한 8조 8,676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벤처투자 호황기로 불리던 2022년 상반기 실적(7조 6,442억원)마저 넘어선 반기 기준 역대 최대치다. 업력 3년 이하 초기기업 투자도 56.4% 늘었고 비수도권 투자는 104.7% 급증해, 자금이 초기·지방 창업자 쪽으로도 조금씩 흘러가는 모양새다.
같은 주에 AI 영상 생성 스타트업 힉스필드(Higgsfield)가 시리즈B로 4억 달러를 유치하며 기업가치 54억 달러를 인정받았다는 소식도 나왔다. 8개월 전 13억 달러였던 밸류에이션이 4배 넘게 뛴 셈이다. 국내 창업 생태계와 직접 관련은 없지만, ‘아이디어 하나로 시작한 서비스가 이 정도까지 갈 수 있다’는 참고 사례로는 유효하다.
정책 쪽에서는 신용보증기금이 IBK기업은행과 ‘유망청년창업 활성화를 위한 금융지원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대표자가 만 39세 이하인 창업기업을 대상으로 총 2,000억원 규모 협약보증을 지원하고, 5년간 보증비율을 최대 100%까지 올리며 보증료율은 최대 0.7%포인트 낮춘다. 투자는 역대 최대, 정책 금융은 청년 쪽으로 확장—이 두 흐름이 겹치는 지점에 모두의 창업 2차가 놓여 있다.
모두의 창업 2차, 무엇이 달라졌나 — Before → After → 왜 지금인가
Before(현재 조건). 예비창업자 대부분은 학력·경력·인맥·자본 중 최소 하나가 부족하다고 느낀다. 지원사업은 많지만 대부분 ‘예비창업패키지’나 ‘창업중심대학’처럼 일정한 스펙(사업자등록 여부, 소속 대학 등)을 전제로 한다. 아이디어만 있고 나머지가 없는 사람이 도전할 창구는 상대적으로 좁았다.
After(적용 후 변화). 모두의 창업 2차는 발굴 규모를 1만 명으로 늘리고, 보육기관을 대·중견기업·벤처캐피털·대학이 새로 참여하는 80여 개로 확대했다. 예비 창업자를 80% 이상 선발하도록 못박았고, 최종 경연 우승자에게는 상금·투자 합산 15억원 이상(로컬 분야는 1억원)이 지급된다. 창업 활동 자금 활용처도 온라인 PG 업종까지 넓혔고, AI 솔루션 50개사와 GPU·수출 교육 연계 프로그램도 함께 제공된다.
Bridge(연결 논리). 이 확대가 ‘유리한 자리’로 읽히는 이유는 시점이 겹치기 때문이다. 상반기 벤처투자가 역대 최대치를 찍은 해에, 정부가 조건 없는 창업 도전자 풀 자체를 두 배로 늘리고 민간 보육기관(VC·대기업)을 대거 끌어들였다. 즉 ‘아이디어 검증’ 단계를 통과하면 그 뒤에 연결될 자본과 멘토링의 총량 자체가 1차보다 훨씬 커진 상태다.
| 구분 | 1차 모두의 창업 | 2차 모두의 창업 |
|---|---|---|
| 발굴 규모 | 5,000명 | 1만 명(2배) |
| 참여 자격 | 창업 3년 이내 | 재창업 7년 이내까지 확대 |
| 보육기관 | 일부 기관 중심 | 대·중견기업, VC, 대학 등 80여 개 |
| 평가 항목 | 3개 | 6개(기창업자·재도전자 맞춤 문항 신설) |
| 공정성 장치 | 기본 심사 | 암행 평가(멘토 3인) + AI 생성률·표절률 검증 |
| 최종 상금 | — | 일반 트랙 15억원 이상, 로컬 트랙 1억원 |
표를 보면 확대된 것은 규모와 자원만이 아니다. 평가 항목이 3개에서 6개로 세분화되고 암행 평가와 AI 생성률·표절률 검증이 새로 들어간 건, 지원자가 늘어난 만큼 심사가 더 촘촘해졌다는 뜻이다. 문이 넓어진 대신 그 문을 통과하는 기준도 같이 정교해졌다고 보는 게 정확하다.
유리함이 뒤집히는 경계 조건
여기서 반론을 하나 세워야 공정하다. ‘선발 인원이 2배 늘었으니 합격 확률도 올라간다’는 계산은 지원자 수가 그대로일 때만 성립한다. 1차 서류평가 경쟁률이 소셜벤처리그 기준 17.9:1로 1차 모두의 창업(12.6:1)보다 오히려 높아졌다는 스타트업레시피 보도를 보면, 선발 인원 확대분보다 지원자 증가분이 더 빠를 가능성이 있다.
또 하나, 이 프로그램은 ‘아이디어 검증과 초기 자금’을 제공할 뿐 시장 검증(PMF, product-market fit — 제품이 실제 시장 수요에 들어맞는 상태)을 대신해주지는 않는다. 박서리 도전자의 “아이디어만으로도 되는구나”라는 말은 ‘선발’까지의 이야기이지, ‘사업 지속’까지의 이야기는 아니다. 지원금과 멘토링이 끝난 뒤에도 고객이 돈을 낼지는 완전히 별개의 질문으로 남는다. 이 지점을 건너뛰고 ‘정부가 밀어주니 유리하다’로만 읽으면, 선발 이후 첫 매출 앞에서 계획이 무너질 수 있다.
1차 도전자 3명이 말하는 현장
8월 20일 서울 성수동 KT&G 상상플래닛에서 열린 2차 설명회 무대에는 1차 합격자 3명이 올랐다. 폐업 소상공인 출신 박서리 도전자는 소상공인 제품을 콘텐츠로 소개해 판매까지 연결하는 광고 서비스를 준비 중인데, 공고 마감 당일 벼락치기로 지원해 2주 만에 선정됐다. 그는 “학력, 경력, 인맥, 자본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사람일수록 ‘잃을 게 없다’는 마음으로 꼭 도전해보라”고 조언했다.
3D 프린터 기반 인테리어 오브제를 준비하는 이우호 도전자는 누나의 출산을 기념해 만든 수유등을 창업 출발점으로 삼았고, 와디즈 펀딩으로 자신감을 얻은 뒤 모두의 창업에 도전했다. 로컬트랙으로 참여한 이혜림 도전자는 한지사·모시 같은 전통 섬유를 글로벌 친환경 소재로 재해석하는 K-에코 패션을 준비 중인데, 전통 섬유 장인의 평균 연령이 75.2세에 달해 소멸 위기라는 점에 착안해 창업에 나섰다고 밝혔다. 세 사람 모두 ‘스펙’이 아니라 ‘구체적으로 관찰한 문제’에서 아이디어가 출발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내 해석과 한계 — 예비 코파운더 시점에서
야간 대학원 다니면서 기술 기반 스타트업 코파운더를 준비하는 입장에서 이 소식을 보면, 가장 눈에 띄는 건 ‘도전 이력 발급’ 조항이다. 강현정 중기부 청년정책 과장은 도전 이력을 발급해 향후 창업 지원 사업과 정책 자금에서 우대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연계하겠다고 밝혔다. 즉 이번에 떨어지더라도 도전한 기록 자체가 다음 지원사업에서 카드가 된다는 뜻인데, 이건 단발성 지원사업과 결이 다른 설계다.
다만 내가 이걸 곧바로 ‘유리한 자리’로 확신하기엔 아직 근거가 부족하다. 경쟁률이 1차보다 높아졌다는 점, 평가가 더 정교해졌다는 점, 그리고 신용보증기금·IBK 협약보증처럼 이미 사업자등록이 된 청년창업기업을 대상으로 한 후속 금융지원과 이 프로그램이 어떻게 연결되는지는 아직 확인하지 못했다. 상반기 벤처투자가 역대 최대라는 것도 AI·반도체·로보틱스 같은 특정 업종에 쏠린 결과라, 내 관심 분야(제조·하드웨어 융합)에 그대로 적용된다고 단정하기는 이르다. 이 부분은 다음에 2차 결과가 나오면 실제 선정 데이터로 다시 확인해볼 생각이다.
정리하면, 유리함이 뒤집히지 않는 조건은 두 가지다. 첫째는 ‘구체적으로 관찰한 문제’에서 출발한 아이디어일 것(스펙이 아니라 관찰), 둘째는 선발 이후를 지원금이 아니라 첫 고객 확보 계획으로 채워둘 것이다. 둘 중 하나라도 비어 있으면, 인원이 두 배 늘어난 것과 무관하게 자리는 불리해진다.
| 항목 | 내용 |
|---|---|
| 핵심 변화 | 모두의 창업 2차, 선발 1만 명(2배)·재창업 7년 이내 확대·보육기관 80여 개 |
| 반론 | 1차 서류평가 경쟁률(17.9:1)이 오히려 1차 프로그램(12.6:1)보다 높음 |
| 동향 1 | 2026년 상반기 벤처투자 8조 8,676억원, 전년比 54.3%↑, 반기 기준 역대 최대 |
| 동향 2 | AI 영상생성 힉스필드 시리즈B 4억 달러, 기업가치 54억 달러(8개월 새 4배) |
| 동향 3 | 신보·IBK 청년창업 협약보증 2,000억원, 만 39세 이하 대상 보증비율 최대 100% |
| 신청 마감 | 2026년 9월 17일(수시 회수·수정 가능) |
키워드: 모두의 창업 2차, 벤처투자 동향, 예비창업자, 청년창업 지원, 스타트업 정책자금
그래서 나는 무엇을 하기로 했나 — 9월 17일 마감 전까지, 지금 준비 중인 아이디어를 ‘관찰한 문제 한 줄’로 다시 요약해보고, 선정되든 안 되든 첫 고객 후보 3명에게 먼저 연락해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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