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C 래더 로직, 릴레이 회로부터 다시 이해하기
기계 설계를 오래 했어도 전장 도면 앞에서는 늘 반쯤 손님이었다. PLC를 제대로 배우기로 하면서 처음 잡은 원칙은 하나다. 래더 로직을 소프트웨어가 아니라 릴레이 회로의 연장으로 이해하자는 것.
래더가 사다리 모양인 이유
래더 다이어그램의 좌우 세로줄은 전원 모선이다. 왼쪽이 (+), 오른쪽이 (-)라고 생각하면, 가로로 걸린 각 렁(rung)은 결국 하나의 릴레이 회로다. 접점(a접점·b접점)이 조건이고, 오른쪽 끝의 코일이 결과다. 여기까지는 배선 릴레이 시퀀스와 완전히 같다.
차이는 실행 방식에 있다. 실제 릴레이는 모든 회로가 동시에 살아 있지만, PLC는 스캔 사이클로 돈다. 입력을 한 번에 읽고 → 래더를 위에서 아래로 연산하고 → 출력을 한 번에 내보낸다. 이 순서를 모르면 “왜 같은 코일을 두 번 쓰면 아래쪽만 먹히는지”(이중 코일 문제)를 영영 이해할 수 없다.
기계쟁이에게 익숙한 비유
스캔 사이클은 캠축과 비슷하다. 한 회전(스캔)마다 정해진 순서로 각 캠(렁)이 동작하고, 회전이 끝나야 결과가 실제 출력에 반영된다. 회전 속도(스캔 타임)가 수 ms라서 사람 눈에는 동시처럼 보일 뿐이다. 인터록을 기구로 걸던 감각 그대로, 소프트웨어 인터록은 b접점 직렬로 건다고 생각하면 절반은 온 셈이다.
내가 잡은 학습 순서
① 자기유지 회로 하나를 릴레이 배선과 래더로 각각 그려보고 같음을 확인 ② 스캔 사이클과 이중 코일 금지 이유 이해 ③ 타이머(TON)·카운터로 컨베이어 기동 시퀀스 만들기 ④ 그다음에야 미쓰비시 GX Works, 지멘스 TIA Portal 같은 툴 차이로 넘어간다. 툴부터 잡으면 버튼은 외워도 회로가 안 보인다.
다음 글에서는 자기유지 회로를 실제로 그려보면서 기동·정지·비상정지의 기본형을 정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