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투자 실무의 이해-8
이 글은 「창업투자 실무의 이해」 시리즈(전 12편)에 속한다. 시리즈 전체 지도 보기 →
사업계획서 심화의 핵심 질문은 하나다. “제품을 만들고 있는가, 시스템을 만들고 있는가.” 고객이 늘 때 구조가 유리해지는지를 묻는 것이다.
시장이 크다는 주장을 검증하는 법
“시장 규모 몇 조 원”은 검증되지 않은 주장이다. 심사에서 통하는 방식은 이미 존재하는 수요의 흔적을 보여주는 것이다.
- 대체재 사용 규모 — 우리 제품이 없는 지금, 사람들이 무엇으로 그 불편을 해결하고 있는가
- 비효율의 크기 — 그 대체 수단이 얼마나 불편한가
- 지불 흔적 — 그 불편을 해결하려고 이미 돈이나 시간을 쓰고 있는가
이 방식이 강한 이유는 수요가 이미 있음을 증명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이걸 원할 것이다”라는 예측이 아니라, 이미 불편하게라도 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유닛 이코노믹스
전체 매출과 적자만 보면 판단이 어렵다. 고객 한 명 단위로 쪼개면 구조가 드러난다.
| CAC | 고객 한 명을 데려오는 데 드는 비용. 마케팅비와 영업 인건비를 신규 고객 수로 나눈다 |
|---|---|
| LTV | 그 고객이 이탈할 때까지 남기는 공헌이익의 합. 매출이 아니라 이익 기준이어야 한다 |
| 회수 기간 | CAC를 회수하는 데 걸리는 시간. 길면 현금이 계속 묶인다 |
흔한 착시가 있다. 매출이 빠르게 늘고 있는데 적자도 같이 커지는 경우다. 이때 CAC가 LTV보다 크다면 성장이 아니라 손실 확대다. 마케팅을 더 하면 적자가 더 빨리 는다.
확장성 — 무엇이 시스템을 만드는가
고객이 늘어날 때 비용이 같은 비율로 늘지 않는 구조가 있어야 한다. 여기에 더해 규모가 커질수록 유리해지는 장치가 있으면 더 강하다.
- 네트워크 효과 — 사용자가 늘수록 제품 가치 자체가 올라간다
- 데이터 축적 — 쓸수록 정확해져 이탈이 어려워진다
- 전환 비용 — 옮기는 데 드는 수고가 커진다
- 규모의 경제 — 단위 원가가 내려간다
반대로 고객이 늘 때 사람도 같은 비율로 늘어야 하는 구조는 확장성이 낮다고 본다. 컨설팅이나 수주형 사업이 여기 해당하는데, 사업으로 나쁘다는 뜻이 아니라 벤처 투자 대상으로는 매력이 낮다는 의미다.
재무 추정에서 걸리는 지점
- 근거 없는 성장률 — “3년 내 시장 점유율 10%” 같은 숫자에 도달 경로가 없다
- 비용의 과소 추정 — 매출은 늘리면서 인건비·서버비는 그대로 둔다
- 단일 시나리오 — 낙관 시나리오만 있고 부진할 때 계획이 없다
- 런웨이 미제시 — 이번 투자로 몇 개월을 버티는지가 없다
내 해석
유닛 이코노믹스는 대당 원가 분석과 같은 발상이다. 설비를 여러 대 수주했을 때 전체 매출만 보면 판단이 안 된다. 한 대당 얼마가 남는지를 봐야 하고, 대수가 늘 때 공통비가 어떻게 분산되는지를 따져야 한다.
“고객이 늘 때 사람이 같이 늘어야 하는 구조”에 대한 지적은 뼈아프게 읽혔다. 수주형 설비 사업이 정확히 그 구조다. 프로젝트가 늘면 설계 인력이 그만큼 필요하다. 그래서 이 분야에서 확장성을 만들려면 표준 모듈화나 설계 자동화 같은 재사용 자산을 쌓는 방향밖에 없다는 결론이 된다.
이 관점은 앞서 정리한 평가 제도 문제와도 이어진다. 재사용 자산을 만드는 일은 당장의 프로젝트 실적으로 잡히지 않기 때문이다.
요약
| 핵심 질문 | 제품이 아니라 시스템을 만들고 있는가 |
|---|---|
| 시장 검증 | 예측이 아니라 대체재 사용 규모로 기존 수요를 증명 |
| 유닛 이코노믹스 | LTV > CAC — 매출이 아니라 공헌이익 기준 |
| 착시 | 매출과 적자가 함께 느는 것은 성장이 아니라 손실 확대일 수 있다 |
| 확장성 | 네트워크 효과 · 데이터 축적 · 전환 비용 · 규모의 경제 |
강의 내용과 일반적인 투자 심사 기준을 정리한 것이며, 언급한 배수 기준은 통용되는 경험칙일 뿐 고정된 기준이 아닙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