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투자 실무의 이해-11
이 글은 「창업투자 실무의 이해」 시리즈(전 12편)에 속한다. 시리즈 전체 지도 보기 →
“당신의 회사는 얼마짜리입니까.” 이 질문에 창업자는 미래를 말하고 투자자는 현재의 숫자를 본다. 그 간극을 좁히는 과정이 밸류에이션이다.
세 가지 접근법
| 이익 접근법 | 미래 현금흐름을 현재 가치로 환산(DCF). 이론적으로 가장 타당하지만 초기 기업은 추정 자체가 불가능에 가깝다 |
|---|---|
| 시장 접근법 | 유사 기업이나 최근 거래와 비교(PER·PSR 등). 이익이 없어도 매출 기준으로 쓸 수 있어 스타트업에서 자주 활용된다 |
| 비용 접근법 | 자산을 다시 만드는 데 드는 비용 기준. 브랜드·기술·인력 같은 무형 가치가 빠진다 |
세 방법 모두 초기 단계에서는 한계가 뚜렷하다. 그래서 실제로는 여러 방법으로 범위를 잡아두고 협상하는 방식이 된다.
Pre-money와 Post-money
협상에서 반드시 구분해야 하는 개념이다.
- Pre-money — 투자받기 전 기업가치
- Post-money — Pre-money + 투자금
- 투자자 지분율 = 투자금 ÷ Post-money
같은 “100억 밸류”라도 Pre인지 Post인지에 따라 창업자 지분이 달라진다. 20억을 투자받을 때 Pre 100억이면 투자자 지분은 약 16.7%지만, Post 100억이면 20%다. 말로 합의하고 서면에서 어긋나는 일이 실제로 생긴다.
지분 희석은 나쁜 것이 아니다
라운드를 거칠수록 창업자 지분율은 줄어든다. 여기서 흔한 오해가 있다. 지분율보다 지분의 가치가 중요하다.
100% 보유한 1억짜리 회사보다, 20%를 가진 500억짜리 회사가 낫다. 문제가 되는 것은 희석 자체가 아니라 기업가치가 오르지 않은 채 희석만 진행되는 경우다.
높은 밸류가 항상 좋지 않은 이유
- 다운라운드 위험 — 다음 라운드에서 그만큼 성장하지 못하면 이전보다 낮은 가치로 투자받아야 한다. 기존 투자자 지분이 크게 희석되고 시장 신호도 나빠진다
- 기대치 상승 — 높은 가치는 그만큼의 성과를 요구한다
- 조건이 붙는다 — 밸류를 높게 받는 대신 우선권이나 보호 조항이 강화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금액만 보면 안 된다. 밸류와 계약 조건을 함께 봐야 한다.
계약 조건에서 확인할 것
| 잔여재산 분배 우선권 | 청산 시 투자자가 먼저 회수하는 권리. 배수와 참가 여부에 따라 창업자 몫이 크게 달라진다 |
|---|---|
| 희석 방지 조항 | 이후 낮은 가격에 투자가 이뤄지면 기존 투자자 지분을 보정하는 장치 |
| 동반매도청구권 | 대주주가 매각할 때 함께 팔 수 있는(또는 팔도록 요구하는) 권리 |
| 이사 지명권·동의권 | 주요 의사결정에 투자자 동의가 필요한 범위 |
내 해석
Pre/Post 구분은 견적에서 부가세 별도인지 포함인지와 같은 문제로 읽혔다. 사소해 보이지만 금액이 달라지고, 구두 합의와 서면이 어긋나면 분쟁이 된다. 숫자를 말할 때 기준을 함께 말하는 습관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높은 밸류가 항상 좋지 않다”는 대목도 설비 수주와 통한다. 단가를 높게 받으면 요구 사양과 검수 기준도 함께 올라간다. 금액만 보고 수주했다가 대응 비용이 더 큰 경우가 있었다.
다만 계약 조항의 실제 파급력은 아직 잘 가늠이 안 된다. 잔여재산 우선권의 배수나 참가 여부가 실제 청산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는 사례를 더 봐야 할 부분이다.
요약
| 세 접근법 | 이익(DCF) · 시장(PER/PSR) · 비용(순자산) — 초기엔 모두 한계 |
|---|---|
| 필수 구분 | Pre-money와 Post-money — 같은 숫자도 지분율이 달라진다 |
| 희석 | 지분율이 아니라 지분의 가치를 봐야 한다 |
| 높은 밸류의 대가 | 다운라운드 위험 · 기대치 상승 · 조건 강화 |
| 함께 볼 것 | 우선권 · 희석 방지 · 동반매도 · 동의권 조항 |
일반적인 밸류에이션 개념을 정리한 것이며 투자 자문이 아닙니다. 계약 조항의 효력은 개별 계약서에 따라 다르므로 체결 전 전문가 검토를 받으시기 바랍니다.
